[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사)한국대학박물관협회의 ‘2024년 대학박물관 진흥지원 사업’의 지원으로 ‘자연, 소망, 그림: 마지막 황새와 송학도’ 전시를 오는 11월 30일까지 서울캠퍼스 중앙도서관 4층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서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경희대 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민화(民畵)’와 경희대 자연사박물관이 소장한 새 표본 등을 융합한 전시다.
민화는 민족의 일상과 생활 풍습을 담은 그림이다.
조선 후기 서민층에서 유행했는데 옛사람들은 자연을 소재로 자신의 소망을 그렸다. 입신(立身)이나 장수(長壽)를 상징하는 동식물을 그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림을 그릴 때는 대상의 묘사를 넘어 실제와는 조금 다른 표현들이 눈에 띈다.
전시는 총 4부로 나뉜다. 제1부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다’는 생활 속 소재를 화폭에 담는 민화의 양상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당대 자연과 생활상을 집작할 수 있다.
제2부 ‘소망을 담아 그리다’는 민화에 내포한 의미에 집중한다. ‘송학도(松鶴圖)’를 통해 자연을 통해 소망을 투영한 방식을 볼 수 있다.
민화에는 부귀영화(富貴榮華, 부와 높은 지위), 수복강녕(壽福康寧, 장수와 복, 건강함), 공명출세(功名出世, 이름을 알리고 높은 지위), 부부화목(夫婦和睦, 존중하고 각자 도리를 다하는 부부관계) 등의 길상과 악함을 물리치는 벽사와 같은 의미가 담겼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그린 자연이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다는 점인데, 시각의 차이를 볼 수 있는 전시다.
제3부는 ‘그림 너머 자연을 보다’로 자연사박물관이 보유한 다양한 새의 표본을 볼 수 있다. 민화의 대표 소재인 학과 다양한 새를 전시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텃새로 살다 1978년 사살된 마지막 황새 수컷의 표본도 전시된다.
이와 더불어 두루미, 재두루미, 중대백로, 왜가리 등을 볼 수 있다. 민화 속의 자연 모습을 보며 변화하는 자연과 비교할 수 있다.
제4부인 ‘자연, 소망, 그리고’는 학생들의 시각으로 민화를 재해석해 창작한 콘텐츠를 전시한 공간이다.
다양한 학과 학생들이 민화를 주제로 공동 작업을 실시했다.
학생들을 민화를 재해석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기도 하고 예술·역사·AI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융합했다. 황윤정(문화관광콘텐츠학과)·나신희(사학과) 학생의 ‘호사(好事)팀’은 AI 기술을 활용해 정적인 민화에 움직임과 소리를 더했다.
전시를 주관한 김희찬 경희대 중앙박물관 관장은 “이번 전시의 특징은 중앙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의 역량을 융합한 점이다. 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민화 속에 등장하는 새 중 자연사박물관이 보유한 표본들을 찾았다. 이 둘을 비교하며 옛사람들이 자연의 모습을 어떻게 재현했고 그들이 생각한 자연이 무엇이었는지 조명하려 했다. 이번 전시에는 학생들의 작품도 포함됐다. 그들의 시각에서 민화를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옛 민화를 통해 새로움을 창조하는 창의성과 진취성이 엿보이는 시도”라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