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직 기업은행장 모셔라”…금융사 사외이사 진출 ‘러시’
금융권 “전직 기업은행장 모셔라”…금융사 사외이사 진출 ‘러시’
  • 복현명
  • 승인 2024.04.0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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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기업은행장 출신 시중은행, 보험업계 등 이사회 진출
은행 경영 능력, 정부 정책 이해도 높아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기업은행.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기업은행.

[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금융권에서 전직 기업은행장 모시기 경쟁이 시작됐다. 

현업을 잘 아는 은행장 출신,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전직 기업은행장들을 사외이사로 발탁해 정부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전직 기업은행장 중에서 현재 금융사 사외이사로 활동중인 인물은 총 4명이다. 

먼저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은 최근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으로 발탁됐다.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현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사진=KB금융지주.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현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사진=KB금융지주.

그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제24대 기업은행장으로 재임하며 ‘우리나라 최초 여성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 3월부터 KB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권 전 행장은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으로 이사회를 견제하고 KB금융지주 경영진, 사외이사들과의 소통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역시 지난 3월 하나은행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김도전 전 IBK기업은행장(현
김도전 전 IBK기업은행장(현 하나은행 사외이사). 사진=기업은행, 스마트경제DB

김 전 행장은 1985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권선주 전 행장의 뒤를 이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제25대 기업은행장을 역임했다.

그는 기업은행 역대 세 번째 행원 출신 은행장으로 은행 내부에서는 입지적인 인물로 불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이 신입 행원때부터 은행장까지 역임하며 축적한 은행 산업,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이사회 주요 안건에 현실적인 조언과 함께 객관적이고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 전직 기업은행장으로 사외이사로 선임한 경우도 있다.

DB손해보험은 최근 제22대 기업은행장을 지낸 윤용로 전 행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윤용로 전 IBK기업은행장.
윤용로 전 IBK기업은행장(현 코람코자산신탁 회장). 사진=코람코자산신탁.

그는 제22대(2008년~2010년) 기업은행장으로 퇴임 후 하나금융지주(2011년~2014년) 부회장, 제24대(2012년~2013년) 외환은행장, 삼성생명, LF, 현대중공업(현 HD현대) 사외이사를 거쳤으며 2018년부터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을 맡고 있다.

특히 윤 전 행장은 은행장 퇴임 이후 금융사, 비금융사를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윤용로 사외이사가 금융 분야의 풍부한 감독행정 경험과 금융경제에 대한 높은 이해, 폭넓은 금융지식을 보유한 만큼 대주주, 다른 이사로부터 독자적으로 경영감독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윤 전 행장의 후임자인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제23대)도 퇴임 후 한국금융지주 사외이사를 거쳐 현재 무궁화신탁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으로 역임중이다.

이처럼 전직 기업은행장을 이사회 요직에 선임하는 이유는 현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나 경영진에 대한 통제, 감독, 감시의 역할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의 경우 시중은행과 비슷한 규모의 자산규모를 가진 대형은행이지만 국책은행이면서도 수출입은행, KDB산업은행과 달리 리테일 영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특수성이 있다. 

특히 전직 기업은행장은 은행 전체 경영을 다루던 경험이 있어 전문성도 보장돼 사외이사로 경영진에 좋은 통찰력을 심어줄 수 있고 시중은행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정부와의 네트워크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금융사 사외이사는 타 업권 겸직이 쉽지 않아 현업 전문가를 모시기가 어렵다”라며 “기업은행의 경우 다른 시중은행과 포트폴리오가 달라 금융지주 계열사들이 모시기도 부담이 적고 현업을 잘 아는 전문가라서 회사가 처한 상황, 향후 대응방안 등 경영활동에 있어 직접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이사회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 전직 기업은행장들이 최적의 인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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