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역대 최초 12회 연속 연 3.50% 금리 동결
한은 금통위, 역대 최초 12회 연속 연 3.50% 금리 동결
  • 복현명
  • 승인 2024.07.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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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며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올해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이번 결정은 지금까지 가장 길었던 동결 기간 1년 5개월 21일(연 1.25%·2016년 6월 9일∼2017년 11월 30일)을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이다.

금통위가 이날 12연속 동결을 결정한 데는 최근 환율과 가계대출, 부동산 불안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앞서 5월 중순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자 약 1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뛴 이후 최근까지 1380원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주택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면서 다시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대출도 원인이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더 낮춰주면 약 3년 전의 집값 폭등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와 같은 가계대출 광풍이 재연될 위험이 있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은행권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6조3000억원↑)은 작년 8월(7조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올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누적 증가 규모(26조5000억원↑)는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원↑) 이후 3년 내 최대 기록이다.

또 금리 인하에 여전히 신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태도도 금통위의 동결 결정에 힘을 실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9일(현지시각) 의회에 제출한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물가 하락세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더 나와야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통화정책의 제1목표인 국내 물가 지표는 최근 나쁘지 않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 대비 2.4%)은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2.2%까지 떨어졌다.

한편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회의부터 소수의견으로서 일부 금통위원의 금리 인하 주장이 제기됐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2명은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움직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험 요인이 많다. 언제 방향 전환을 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미국의 정책 결정이 중요한 고려 사항이기는 하지만 국내 금융안정도 그에 못지 않은 고려 사항"이라며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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