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금융권 관심 집중
키움증권, 인터파크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유력
[스마트경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이 최대 2개 늘어난다. 내년 5월 금융위원회의 예비인가를 거쳐 2020년에는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할 전망이다. 키움증권, 인터파크 등이 시장 진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최대 포털사업자 네이버의 참여 여부에 은행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은행업의 경쟁도 제고를 위해 혁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추가로 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 자문기구인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가 국내 가계대출 시장은 경쟁도가 낮아 신규 은행 인가가 필요하다는 평가 결과를 내놓은 데 따른 조치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진입이 활발한 일본과 영국이 각각 9개와 5개를 보유한 것과 우리나라의 경제규모 등을 비교해 최대 2개 은행에 인가를 내주기로 결정했다.
금융권의 관심은 네이버의 참여 여부에 쏠리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4300만명의 가입자를 둔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한 영업전략으로 흥행에 성공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4600만 가입자를 보유한 포털사업자 1위 네이버와 시중은행이 손을 잡고 인터넷전문은행에 뛰어들 경우 5대 시중은행의 강한 경쟁자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아직 인터넷전문은행 진출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금융권은 그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네이버 페이를 통해 국내 간편 결제 시장에 진출했으며 자회사인 라인은 아시아 지역 금융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라인은 일본과 대만, 태국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10월에는 KEB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지분 20%를 인수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해 미래에셋대우와 디지털금융사업 공동추진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은 바 있어 네이버가 이끄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외에서 높은 사업 확장성을 보일 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위가 전체 자산 가운데 ICT 비중이 50% 이상인 산업자본은 인터넷은행 보유 지분한도를 풀어주자는 방안을 국회에 제시한 것도 네이버에게는 호재다. 인터넷은행의 대주주는 재벌을 배제하고 정보통신업 자산의 비중을 살피기 때문에 네이버처럼 ICT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은 자산이 10조원을 넘거나 개인 총수가 있어도 인터넷은행을 소유하는 데 제한을 두지 않을 수 있다. 이 방안이 법제화되면 네이버나 넥슨, 인터파크 같은 ICT기업은 인터넷전문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되지만 삼성전자나 SKT 같은 대기업 계열사는 인터넷전문은행업에 진출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적극적인 ICT기업은 키움증권과 인터파크다. 국내 1세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인터파크는 "그간 축적한 입점 소상공인의 매출 데이터 등을 활용해 혁신적인 소상공인 대출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IT 서비스업체 다우기술이 최대주주인 온라인 증권사 키움증권은 지난 2015년 예비인가 당시 지분율 규제로 신청을 포기했다가 인터넷전문은행법 제정을 계기로 지분을 34% 이상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다시 진출을 선언했다.
은행권에서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주주인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KEB하나·NH농협은행도 제3인터넷은행 주주로 참여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금융위는 내년 1월 인가설명회를 열어 평가 항목과 배점을 발표할 예정이다. 3월에는 예비인가 신청을 받고 5월 중 실제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할 예비인가 사업자를 발표한다. 본인가 절차, 은행 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고려하면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이 문을 여는 것은 2020년이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가 신청희망 기업이 인가심사를 원활히 준비할 수 있도록 온라인 Q&A 페이지를 열고 1월에 인가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양세정 기자 underthes22@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