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지감수성 부족” 교체 여론 들끓어
[스마트경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관련 주요 피의자인 ‘태평양 이모 군’ 사건의 재판장이 오덕식 부장판사에서 박현숙 판사로 교체됐다.
서울중앙지법은 해당 사건을 형사20단독 오 부장판사에서 형사22단독 박현숙 판사에게 재배당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재배당 결정은 오 부장판사가 서울중앙지법에 "해당 재판을 맡기에 현저히 곤란한 사유가 있다"고 요청해 결정됐다.
앞서 오 부장판사는 n번방을 운영해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군의 재판을 배당받았다. 이 군은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 회원 출신으로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태평양’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오 부장판사가 n번방 사건을 맡게 된 사실이 알려지자 앞선 성범죄 판결을 솜방망이 처벌이라 비판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엔번방 담당판사 오덕식을 판사자리에 반대, 자격 박탈을 청원한다’는 청원이 올라와 41만여명이 동의했다.
오 부장판사는 성범죄 사건을 심리하며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한 판결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가수 고(故) 구하라를 불법촬영하고 협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고인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 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다. 당시 최 씨의 불법촬영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뿐만 아니라 배우 故 장자연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기자 조모 씨에게 "증인 윤지오씨의 진술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 부장판사 재판부에 배당됐던 이군 사건은 추가 혐의를 포착한 검찰 요청에 따라 다음달 20일로 첫 공판이 미뤄진 상태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