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화 정액제 '무비패스'…파산 위기에 '급브레이크'
美 영화 정액제 '무비패스'…파산 위기에 '급브레이크'
  • 백종모
  • 승인 2018.08.0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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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무비패스
사진=무비패스

 

미국의 구독 기반 영화 티켓 서비스인 무비패스가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서비스는 월 9.95달러(약 1만2천원)의 비용으로 영화관에서 하루 1편의 영화를 볼 수 있는 정액 서비스로 큰 인기 몰이를 했다.

무비패스의 위기는 수익 모델의 부재 속에 무리한 가입자 유치에서 비롯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기존 45달러(약 5만원)선이었던 월 이용료를 9.95달러로 낮춘 뒤 1년만에 250만명 이상의 가입자가 몰려들었다.

이러한 낮은 이용료만 받는 다면 무비패스 이용자가 한 달에 1편 이내의 영화를 볼 때만 흑자 운영이 가능하다. 이용자가 한 달에 30편의 영화를 본다면 29편의 영화 비용을 무비패스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무비패스는 이용자의 데이터를 마케팅 용으로 판매하거나, 영화 배급에 직접 나서는 등 수익화를 시도했으나, 급격한 이용자 증가에 따른 손실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무비패스는 지난달 26일 서비스가 일시 중단됐으며, 외신들은 자금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무비패스는 급히 500만 달러(약 56억원) 규모의 자금을 차입하고, 요금 인상 및 부정 이용의 감시 강화 정책을 발표했다. 

무비패스는 서비스 재개 뒤 지출을 60%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조건으로는 서비스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지출 비용 삭감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31일 무비패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30일 내에 요금을 월 14.95달러(약 1만7천원)으로 인상하고, 무비패스 서비스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도 무비패스 미 가입자에게 영화 티켓을 건네 주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또한 100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개봉되는 영화는 첫 2주 동안 이용할 수 없게된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이 규칙이 적용된 첫 영화로, 아직까지 무비패스를 통해 볼 수 없다. 기존에는 기대작 영화도 월 1편 감상이 가능했다.

무비패스 측은 "현재 가입자 당 분기별 4~6달러의 비 구독료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용자 데이터의 마케팅용 판매를 확대하고, 영화 스튜디오와의 공동 마케팅 파트너십을 수립 하는 등의 대책으로 수익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해 무비패스 미치 로우(Mitch Lowe) CEO는 "회사를 보호하고 매력적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치"라고 항변했다. 

무비패스는 넷플릭스와 같은 구독형 콘텐츠 서비스를 영화관 사업에 도입하겠다며,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가입자를 유치했다. 넷플릭스 식 구독형 콘텐츠 서비스를 영화관 사업에 도입해 주목 받았다. 올해 6월 유료 가입자 300만 명을 돌파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미치 로우 CEO는 넷플릭스의 창업 멤버이자 전 임원이기도 하다.

경쟁 서비스들도 등장했다. '시네미아(Sinemia)는 9.99달러(약 1만 1천원)의 가격으로 1개월에 영화 3편을 감상할 수 있으며, 무비패스로는 불가능한 3D·IMAX 작품도 볼 수 있다. 미국 최대 극장 체인 AMC는 월 20달러(약 2만 3천원)로 1주일 동안 3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미국 매체 위어드닷컴은 "무비패스는 미국 극장 매출의 5%를 창출하고, AMC가 유사 서비스를 만들게 했다"며 그 영향력을 인정하면서도 "폭발적인 가입자 증가로 무비패스는 파산 직전 상태에 몰리게 됐다. 영화 배급 회사를 만들고 영화 사이트 'Moviefone'을 인수하는 등 업무 확대를 시도했으나,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활주로를 확장할 수 없게 된 무비패스가 급제동을 건 것"이라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무비패스는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비즈니스 모델에 빠져 있었으며, 할인 고객은 비즈니스에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넷플릭스는 대형 스튜디오들이 영화와 TV 시리즈 양쪽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이 이렇다 할 경쟁자 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며 "AMC와 같은 대형 업체가 본격적으로 견제에 나설 경우, 무비패스의 구독 모델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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