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바닥론’에 국토교통부·서울시 합동 점검 실시
[스마트경제] 지난해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씨가 말라가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최근 아파트값 하락세가 멈칫한 가운데 강남권 일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신고가’를 경신하며 다시 급등세를 보이자 침체됐던 부동산 경기가 다시 회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2402건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거래량(22일 기준)은 2163건으로 이 같은 추세라면 이달 말까지 2400건에 육박해 4월 거래량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강남4구는 510건이 신고돼 이미 4월(460건) 수준을 훌쩍 넘겼다. 이밖에 구로구 154건→226건, 동작구 61건→66건, 성북구 94건→122건 등을 기록했다. 월말 거래량이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크게 증가한 모습이다.
강남권 등 서울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어남과 동시에 일부 단지에서 실거래가가 오르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추가 하락 없이 계속 유지되고 있으며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도 하나둘 늘고 있는 상태다.
실제 일부 단지는 시세가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99㎡는 지난 2월 15억3000만~15억6000만원 선에 거래됐다가 이달 들어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17억5000만원에 나온 매물도 있다.
잠실동 엘스 전용 84.8㎡는 1월 최고 15억8000만원에서 3월 16억7000만원으로 90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이 주택형의 작년 10월 최고가인 17억3000만원과 비교하면 6000만원으로 차이로 좁혀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105.46㎡는 지난 3월 16억9500만~17억3000만원 선에 거래됐다가 4월 들어 17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올 하반기 분양을 앞둔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 전용 79㎡는 이달 초 13억8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강북권의 상황도 비슷하다. 마포구 창전동 서강쌍용예가 전용 84.98㎡는 4월 9억6000만원에 거래돼 3월 대비 6000만원 가량 올랐다. 도봉구 창동 창동주공2단지 전용 41.3㎡는 작년 8월 2억9500만원보다 1500만원 오른 3억1000만원에 지난달 거래가 이뤄졌다.
마포구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아파트값이 4주 연속 오르면서 강북 지역도 꿈틀거리고 있다”면서 “서울 집값이 상승 전환할 가능성도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집값 바닥론에 강북 집값마저 고개를 들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이번 주부터 합동 점검에 나섰다. 강남·강북 등 주요 단지에서 9·13 대책 전보다 높은 실거래가 단지가 나온 것을 의식해서다.
하지만 이 같은 오름세가 주택시장 회복세로 이어질 지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서울 집값이 최근 들어 특정 지역에서 낙폭이 둔화되거나 보합쪽으로 옮아가는 분위기”라면서도 “대출규제를 통한 가수요 억제로 매매시장이 추진력을 잃고 있어 급격한 반등이 나오기는 힘든 장세”라고 밝혔다.
최문기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 과장은 “수 건에 불과했던 급매물이 최근 두 달 새 늘면서 매도자 우위로 시장 분위기가 바뀐 것은 맞고 거래량이 반등한 것도 사실”이라며 “아직 거래량이 회복됐다고 보긴 이르기 때문에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