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SPC·하이트진로 등 한국 식품기업, 글로벌 진출 통한 영토 확장
[스마트경제] 한국에 진출하는 외국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려는 토종기업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선진 시장에서 성공한 외국기업들이 아시아권 진출을 위한 거점국가로 한국을 선택하는 추세다.
이달 말 국내 첫 CSV(폐쇄형 시스템) 전자담배 ‘쥴(JUUL)’을 내놓는 쥴 랩스가 하나의 예다.
쥴 랩스는 미국에 본사가 있는 담배업체로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에 진출해 전자담배 등을 선보이며 선풍적인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쥴 랩스가 아시아권 진출을 결정했고 가장 먼저 진출할 국가로 한국을 선택했다.
쥴 랩스는 한국에서 ‘쥴’을 우선 선보여 안착한 후 다른 아시아권 국가로 진출할 계획이다. 업계는 궐련담배 대체제에 대한 니즈(needs)가 굉장히 높은 한국에서 ‘쥴’의 성공 가능성을 파악, 진출 국가를 넓히려는 복안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흡연에 대한 시각이 다소 부정적인 게 사실”이라며 “때문에 쥴과 같은 새로운 타입의 전자담배가 성공할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거점으로 주변 국가로 영역을 넓히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은 이달 3일 한국 1호점인 ‘블루보틀 성수점’을 오픈하며 한국 카페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블루보틀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진출한 해외 시장으로 한국이 아시아 시장 진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블루보틀 관계자는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높은 커피 소비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국제적으로 스페셜티 커피 허브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한국 커피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아 선택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글로벌 브랜드가 한국 시장을 넘보는 것과 반대로 한국 토종기업들은 국내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중국시장에 ‘햇반’을 정식 출시하고 중국 내 즉석밥 사업을 본격화했다.
최근 중국에서 가정간편식(HMR)에 대한 수요가 증가되면서 ‘밥’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회사 연구개발이 집약된 ‘햇반’의 맛과 품질로 14억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CJ제일제당은 이를 위해 상해에 제품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홍보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또 중국의 최대 온라인 플랫폼인 T-mall 내 플래그십 스토어를 마련해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제품으로 ‘밥보다 맛있는 밥’이란 인식을 심는다는 계획이다.
실제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아직 인지도나 인식 측면에서 미미한 수준이나 현지인 대상으로 진행된 사전 조사에서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다”며 “앞서 ‘비비고 왕교자’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햇반’으로 중국 상품밥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SPC그룹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싱가포르를 ‘제3의 글로벌 성장축’으로 설정했다.
SPC그룹은 동남아 사업과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이슬람 문화권 공략을 위한 할랄 인증 생산시설 건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미국, 싱가포르, 프랑스를 4대 거점으로 글로벌 사업을 적극 확대해 ‘2030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2030 Great Food Company)’ 비전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게 SPC그룹의 계획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생각하는 동남아의 핵심시장”이라며 “주얼창이에 문을 연 매장들을 동남아 시장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도 빠질 수 없다. 하이트진로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동남아 국가와 중국,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하이트진로는 그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 지역에 프랜차이즈인 ‘진로 바비큐(Jinro BBQ)’를 오픈했으며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과일 리큐르’ 수요에 부응하고자 수출전용 과일 리큐르를 선보이고 있다. 이달 1일 ‘자두에이슬’에 이은 2번째 제품으로 ‘딸기에이슬’을 출시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강화 중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제품과 주질의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술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khs333@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