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복현명 기자] 성균관대학교 존경각에 소장된 유설경학대장(類說經學隊仗)이 지난 23일 보물로 지정됐다.
이 책은 중국 명대(明代)의 학자 주경원(朱景元)이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147가지 주제로 분류한 유서(類書)이자 조선 세종(世宗)의 명에 따라 국가 인쇄소인 주자소(鑄字所)에서 금속활자 경자자(庚子字)로 간행된 거업서(擧業書)다.
유설경학대장은 500년 전 명나라에서 과거시험 준비를 위해 사용되던 교재로 당시 중국과 조선의 학문적 교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사료다.
세종대왕은 과거시험의 답안이 이전의 답안을 답습하거나 표절하는 현상이 만연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중국에서 간행된 거업서를 조선에서 재간행해 유생들에게 배포했다.
과거시험의 문풍을 개선하고자 했던 세종의 의도가 담긴 책이 바로 유설경학대장인 것이다.
유설경학대장은 당시 조선과 중국의 학문적 교류의 산물로서 지금까지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중국에서는 이미 소실돼 남아 있지 않아 중국 학계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때는 이 책의 저자가 최치원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연구를 통해 주경원이 저자임이 밝혀졌다.
존경각 소장본의 목록과 본문의 첫머리에 명기된 ‘영가 주경원 찬(永嘉 朱景元 撰)’이라는 표기는 저자 논란을 종식시키기에 충분한 증거로 평가받고 있다.
존경각 소장본은 동일한 경자자본으로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청구기호 일산貴(귀)1230-12)과 비교했을 때 1404년 배련(裴璉)의 서문과 총목록이 추가로 수록돼 있으며 낙장이 없어 그 가치가 더욱 높다.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존경각 관계자는 “이 책이 보물로 지정된 것은 그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이며 귀중한 역사자료로 앞으로도 많은 후속 연구가 진행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복현명 기자 hmbok@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