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속 캐릭터와 눈을 맞추고 의사소통까지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등장했다. 가상현실(VR) 기반의 애니메이션 '버디VR'은 단순히 보고 즐기기만 하던 기존 애니메이션과 달리 관객들이 직접 이야기 흐름에 참여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레드로버는 14일 서울 청담동 엠큐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VR 애니메이션 '버디 VR'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버디 VR은 미국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넛잡'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제작된 VR 애니메이션이다. 관객이 외톨이 쥐 '버디'와 교감하고 의사소통을 나누면서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정교한 캐릭터 움직임과 연출을 위해 게임 엔진인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 개발됐다.
특히 스크린 뒤에 숨어서 애니메이션을 지켜보기만 하던 관객들이 능동적으로 체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장치가 마련돼 있다.
먼저 애니메이션 시점을 1인칭으로 구현해 캐릭터와 관객이 눈을 마주치도록 했다. 또 관객에게 역할을 부여했다. 매번 콘트롤러 버튼을 눌러야 작동하는 게임과 달리 흐르는 시간 속에 관객이 이야기의 흐름을 주도한다.
관객의 행동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버디 캐릭터는 작품의 몰입감을 높여준다. 예를 들어 버디가 관객에게 이름을 써달라고 요청했을 때 관객이 이를 거부하면 버디는 크게 실망한다.
이날 VR 시네마 ‘화이트 래빗’의 디자인과 연출을 담당했던 채수응 감독은 "‘버디 VR’은 기존 VR 애니메이션들의 주된 구성을 이루는 미니게임 형식을 탈피했다"며 "유저가 영화의 플롯 구조 안에 주인공인 버디와 함께 놀이를 즐기는 매 순간이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고 체험과정으로 누적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하게 반응하는 캐릭터 버디가 관객과 실시간 상호작용으로 이야기의 진행을 이끌어 주므로 가상현실 캐릭터를 통해 영화와 게임 사이의 접점을 찾은 것이 바로 ‘버디 VR’"이라고 강조했다.
버디 VR은 오큘러스 리프트 CV1과 터치 컨트롤을 이용해 체험할 수 있다. 차후 삼성 오디세이 등 새로운 플랫폼 지원도 고려 중이다.
레드로버는 다음 달 코엑스에서 열리는 VR/AR 엑스포를 통해 버디 VR을 국내 이용자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더불어 전 세계 오프라인 VR 테마파크 및 VR 카페 등을 중심으로 이용자층을 점차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상우 레드로버 전무는 "관객들이 일방 커뮤니케이션으로만 보는 애니메이션에서 벗어나 체험, 공감,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VR 애니메이션’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길 바란다"며 "국산 애니메이션 최초 북미 진출에 성공한 레드로버가 VR 애니메이션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과 연관 산업 파생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