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축사·아파트 화재… 큰 인명피해 없었지만 재산피해 및 주민 수십여명 대피
[스마트경제] 닷새동안 이어진 설 연휴 명절 첫날인 2일부터 존속살해 사건이 벌어지고 석유를 훔치다 화재가 발생하는 등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5일 전북 익산경찰서는 존속살해 혐의로 30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2일 오전 익산의 한 아파트에서 66세 노모를 목 졸라 살해하고 빨랫감 사이에 시신을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신고자는 A씨의 동생으로 어머니가 종일 연락을 받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 진술에서 "어머니가 장을 본다고 해서 마트에 데려다줬는데 이후로 보지 못했다"고 말했으나,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 범행을 털어놨다. 조사결과 A씨는 최근 중국 국적의 여성과 혼인신고를 했고 어머니가 이를 반대하며 뺨을 때리자 갑자기 목을 조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어머니랑 결혼 문제로 말다툼하다가 홧김에 그랬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그는 범행 이후 빨랫감을 담는 플라스틱 통에 어머니의 시신을 넣고 뚜껑을 덮었다. 누군가 빨래통을 열어도 범행이 탄로 나지 않도록 어머니의 옷을 벗겨 시신 위에 덮어놨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처음부터 진술을 번복하고 횡설수설하는 등 범행을 숨기려는 모습이 역력했다"며 "어머니를 살해한 범행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북 영주에서는 명절 연휴 집을 나간 치매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5일 경북 영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치매를 앓고 있는 85세 할머니가 경북 영주시 풍기읍의 집에서 2㎞ 떨어진 인삼박물관 뒤뜰에 숨져있는 것을 순찰 중인 직원이 발견했다. 폐쇄회로(CC)TV 화면 조사 결과 노인은 지난 3일 오후 7시 홀로 집 밖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혼자 생활하는 할머니가 잠시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신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 혐의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할머니가 동사한 것으로 보고 유족에게 시신을 인계했다.
6일에는 50대 남편이 아내와 말다툼하다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6일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54세 B씨를 조사하고 있다.
B씨는 이날 새벽 2시30분께 군산 시내 자택에서 45세 아내 C씨와 말다툼하다가 흉기로 목 부위 등을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함께 술을 마시던 아내가 '돈도 못 벌어다 주면서 무슨 말이 많으냐'며 손톱으로 내 얼굴을 긁어 격분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C씨의 시신을 부검하고 조사를 마치는 대로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명절 연휴 닷새간 전국 곳곳에서 화재사건도 발생했다. 큰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상당한 재산피해와 아파트 주민 대피소동이 벌어졌다.
2일 오후 천안시 서북구 한 상가 인근 컨테이너에서 불이 나 면적 64㎡에 달하는 컨테이너 3개와 상가 점포 1개 동을 태웠다. 컨테이너에서 발생한 불은 근처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려한 절도범들이 불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천안서북경찰서는 화재 현장에서 플라스틱 호스와 모터 등 기름을 빼내는 장비가 발견됐고, 이 호스는 200m 가량 떨어진 대한송유관공사 송유관에 연결돼 있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절도범들이 컨테이너 안에 기름을 빼내는 장비를 설치한 뒤 송유관과 연결된 호스로 기름을 훔치다 불을 낸 것으로 보고 화재 직후 달아난 용의자들을 추적 중이다.
광주 동구 산수동 한 빌라에서는 3일 오전 화재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소방대원에 의해 화재는 20여분 만에 진압됐으나 집주인 1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화재 직후 빌라에 머물던 주민 7명은 대피했다.
같은 날 오전 경북 예천군 풍양면 한 돼지농장에서는 불이 나 돼지 2300여 마리가 폐사해 소방서 추산 3억원 상당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불은 1시간여 만에 꺼졌으나 돈사 1400㎡ 1개 동이 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4일 오후 경북 성주군 선남면 한 수출용 고급꽃 포장재공장에서는 불이 났다. 화재로 공장건물과 내부 기계설비 등이 타 소방서 추산 1억5000만원 가량의 재산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소방대원 50여명과 헬기 1대, 소방차 20여대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고 화재는 1시간 30분 만에 꺼졌다. 화재 당시 직원 9명이 건물 내부에 있었으나 모두 안전하게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 고창군 한 돈사에서도 5일 오전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돼지 5600마리가 죽고, 돈사 건물 4000㎡ 가량 소실돼 소방서 추산 10억5000만원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주민의 신고를 받고 펌프차와 물탱크차 등 차량 16대를 동원해 불길을 잡았다.
6일 오전 7시36분께 대구 달서구 24층 아파트 9층에서 불이 났다. 화재로 아파트 내부가 모두 불타고 집 주인과 주민 4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차 54대와 소방관 161명이 투입돼 50분만에 진화를 완료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집안 전기장판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최초 신고자의 말을 토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양세정 기자 underthes22@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