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 아이폰 고가정책에 실패한 애플이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고자 가격 인하 카드를 들고 나왔다.
29일(이하 현지시간) 애플이 발표한 2019 회계연도 1분기(2018년 10~12월) 실적에 따르면 843억1000만 달러(약 94조34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4.5%하락한 수치로 업계 전문가들은 아이폰 판매부진과 중국 경기 둔화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이폰 매출은 전년 대비 15%나 감소한 519억 달러에 그쳤다. 팀 쿡 애플 CEO는 중국 경제 둔화가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량에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내 매출이 131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179억6000만달러 대비 26.7% 감소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이폰 판매부진이 단순히 중국내 판매 감소뿐만 아니라 고가전략을 유지해 온 애플이 고정 수요층의 외면을 받아 실패한 것으로 보고있다.
시장조사업체 SA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아이폰 6590만대를 출하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5%줄어든 수치다. SA는 “초고가인 아이폰의 가격, 화웨이 등 중국업체의 추격이 아이폰 추락의 원인이다”며 “배터리 교체 프로그램으로 아이폰 교체주기가 늘어났으며 신흥 시장 수요도 예전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아이폰 판매 부진에 애플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9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팀 쿡 CEO는 “지난해 일부 해외시장에서 현지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아이폰 가격 인상폭이 컸다”며 “1년 전 현지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조정해 해당 지역의 매출을 늘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애플이 공식적으로 아이폰 판매 가격을 내렸던 적은 2007년 아이폰을 처음 선보이고 난 직후 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애플의 하청업체인 폭스콘 직원 5만명을 해고하고, 애플그룹 내 신규 채용을 줄이는 등 침체가 장기화 될 조짐이 보이자 애플이 생존을 위해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아이폰 매출은 감소했지만 애플페이·애플뮤직 등 서비스 부문은 109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세를 보였고 총 이익률은 62.8%에 달했다. 또 애플은 올해 1분기 실적은 550억~59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팀 쿡 애플 CEO는 성명을 통해 “매출 가이던스를 놓친 것은 실망스럽지만, 우리는 장기적으로 애플을 경영하고 있다”며 “이번 분기 실적은 우리 사업의 근본적인 힘이 깊고, 광범위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한승주 기자 sjhan0108@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