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FOCUS] 매출 부진, 롯데월드 박동기 대표… 또 VR 카드 만지작
[스마트FOCUS] 매출 부진, 롯데월드 박동기 대표… 또 VR 카드 만지작
  • 김소희
  • 승인 2019.01.3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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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악화 롯데월드, 최근 5년간 매년 이용요금 2000원 인상
중국 사드보복 후 면세점과의 내부거래도 감소
사실상 실패한 후렌치레볼루션2∙자이로드롭2 VR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 갈길 먼 VR 콘텐츠만 올인

[스마트경제] 롯데월드가 이용요금 인상에 따른 매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라는 딜레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월드는 테마파크의 핵심이자 본질인 테마 중심의 강력한 콘텐츠 개발보다는 가상현실(VR) 관련 어트랙션에만 집중하고 있어 30주년을 맞은 올해 고객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롯데월드의 캐릭터, 로티와 로리./롯데월드 홈페이지=사진
롯데월드의 캐릭터, 로티와 로리./롯데월드 홈페이지=사진

◇롯데월드, 매출하락→요금인상→할인판매→매출하락 ‘악순환’

롯데월드의 주요 매출은 티켓 판매에서 나온다. 현재 롯데월드는 어드벤처, 서울스카이, 아쿠아리움, 워터파크 등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해마다 방문객 수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단체 관람객들이 줄어들자 매출도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월드 측은 매년 매출 부진을 이용요금 인상을 통해 해결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비용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요금을 인상하고도 각종 소셜커머스 등을 통해 50% 반값에 판매하는 등 ‘알뜰 나들이’를 명목으로 스스로 수익 악화를 자처하고 있다. 이는 결국 다시 매출 하락으로 이어져 요금 인상의 빌미가 된다.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가격은 2009년 3만5000원에서 2019년 5만7000원으로 약 10년 동안 2만2000원 올랐다.

2013년부터는 성인 기준 1일 자유이용권의 가격이 2012년 4만원에서 ▲2013년 4만4000원 ▲2014년 4만6000원 ▲2015년 4만8000원 ▲2016년 5만2000원 ▲2017년 5만5000원 ▲2018년 5만7000원 등 매년 2000원에서 4000원씩 가격이 인상됐다.

롯데월드는 이용요금 인상의 이유로 한결같이 신규 어트랙션과 콘텐츠 도입을 위한 투자, 편의 증대를 위한 투자, 운영비용 증가 등을 내세웠다.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 사진=연합뉴스

◇‘유커’ 바라기 롯데월드… 사드 보복에 수익성도 오락가락

롯데월드는 수익성 부분에서 적자와 흑자를 반복하는 등 불안정한 상태다.

롯데월드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최근 5년 동안의 영업이익은 ▲2013년 287억원 ▲2014년 28억원 적자 ▲2015년 236억원 적자 ▲2016년 128억원 ▲2017년 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2018년 상반기에는 198억원 적자였다.

이 같은 영업이익 감소에는 특히, 사업부 간 수익이 점점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부문간 이익은 사업보고서 기준 ▲2015년 112억원 ▲2016년 69억원 ▲2017년 9억원 ▲2018년 상반기 0원 등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이에 대해 중국정부의 사드 보복 이후 면세사업부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줄어들면서 영업이익 감소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월드는 그 동안 롯데면세점에 이용티켓을 1인당 1만원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내부거래를 해온 것으로 안다. 예를 들어 관광 2곳과 쇼핑 1곳으로 구성된 중국인 관광객 대상 여행상품일 경우, 쇼핑 1곳은 롯데면세점이 되고 관광 2곳 중 1곳에 롯데월드를 포함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드니 면세점 판매에 대한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 부분을 만회하고자 반값행사 등을 하게 되고 이 때문에 롯데월드에 돌아가는 수익은 또 감소하게 된다.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단체관광객의 복귀 조짐이 보인다고는 하지만, 아직 롯데월드에는 악재가 남았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경우 신동빈 롯데회장의 집행유예 판결에서 면세점 승인 대가가 언급됐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사업권이 철회될 수도 있다.

롯데월드는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한 원가상승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박동기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드보복 이후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인건비가 최근 2년 동안에만 30% 이상 급증했다”며 “매출은 적어지고 원가가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투자에도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29일 롯데월드가 공개하는 VR 콘텐츠 
29일 롯데월드가 공개한 VR 콘텐츠 

◇롯데월드의 실적부진 타개책 VR?

계속되는 수익성 악화에 롯데월드가 꺼낸 카드는 ‘VR’이었다. 다양한 VR 콘텐츠로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롯데월드를 이끌고 있는 박동기 대표의 VR 사랑은 남다르다. 문제는 VR 사업이 아직까진 실패라는 데 있다.

롯데월드는 2016년 국내 최초로 탑승형 VR 어트랙션인 ‘후렌치레볼루션2 VR’과 ‘자이로드롭2 VR’을 도입했다. 또 2017년에는 VR 전용 체험존인 ‘VR 스페이스’와 ‘호러 VR’을 오픈했다. VR 스페이스의 경우, 6종의 신규 콘텐츠를 도입하고 이달 16일 리뉴얼 오픈했다.

후렌치레볼루션과 자이로드롭에 VR을 접목한 시도는 실패다. 착용에 대한 고객 불편과 어지러움 등의 문제로 후렌치레볼루션VR의 경우, 현재 점검 중이다.

게다가 고객의 관심을 끄는 일반 VR의 경우도 별도 고액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몇번 체험하면 자유이용권 값보다 비싸다. VR이 개인 위주로 플레이 되는 경우가 많아 여럿이 함께 어울리기 어려운 점도 단점이다.

이런 가운데 29일에는 롯데월드가 개장 3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100인승 VR 시뮬레이터 ‘어크로스 다크’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노후화된 놀이기구 등 문제가 많음에도 VR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롯데월드가 2013년 ‘자이로스핀’과 ‘드래곤 와일드 슈팅’, 2014년 ‘와일드 투어’, 2016년 ‘플라이벤처’ 등을 론칭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이로드롭과 자이로스윙, 아틀란티스 등을 이을 놀이기구보다는 VR에 치중해 신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 같다”며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고 국내 대표 테마파크로서 선도적인 시도를 하는 것은 칭찬받아야 하지만, 테마파크 본연의 역할에도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월드 측은 공간·시간 등의 제약이 많아 최근 트렌드로 부상한 VR에 주목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상일 마케팅 부문장(상무)은 기자간담회에서 “최첨단 테마파크라는 이미지를 위한 것도 있지만, 도심 속 테마파크라서 공간적 제약이 큰 것도 이유”라며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VR에 주목한 것이다. 이를 위해 회사 어트랙션연구실에서는 최신 트렌드를 연구하고 VR을 파크에 도입하기 위해 VR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월드 30주년 기념 
롯데월드 30주년 기념 조형물

기존에 보유한 콘텐츠부터 제대로 활용하고 현재 트렌드에 맞게 개선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롯데월드가 가진 가장 가성비 높은 콘텐츠는 캐릭터인 ‘로티’와 ‘로리’다. 롯데월드 캐릭터들은 제주도 초등학교를 방문해 어린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롯데자이안츠 경기에 치어리더로도 참여했으며, 서울 중심에서 플래시몹 공연 등을 펼쳤다. 이러한 활동이 좋은 반응을 얻어냈지만 캐릭터 스토리텔링에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인근에 거주 중인 주민 김모(41)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거의 매년 롯데월드를 방문할 정도로 애정하는 곳이다. 하지만 올해 롯데월드가 30주년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고 롯데월드가 수년전 너구리 동상을 리모델링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며 “로티·로리와 같이 다른 테마파크가 부러워하는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판매되는 굿즈(goods) 외에 눈에 띄는 활약이 없다”고 지적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파크 내에서만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시민들이 우리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스팟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매년 4회 이상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희 기자 ksh333@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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