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편의사항에 넓은 실내, 차박에도 안성맞춤
[스마트경제] 혼다의 베스트셀러 SUV CR-V가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됐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혼다 ‘뉴 CR-V 하이브리드’는 SUV가 응당 갖춰야 할 기본기와 편의사양을 두루 강화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전기차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덩달아 하이브리드차(내연기관과 전기모터에 의해 작동되는 자동차)가 주목받고 있다. 긴 충전시간과 충전 인프라 부족이 전기차의 단점으로 부각되면서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연비가 좋고 기술력을 검증받은 하이브리드차를 운용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하이브리드차는 이제 도로에서도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대중화되고 있다. 지난해 국산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12만7996대로 국산 승용차 판매량(137만4715대)의 10분의1에 달한다. 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지난 2019년 2만7723대에서 지난해 4만6455대로 67.6% 증가했다.
이번에 시승한 ‘뉴 CR-V 하이브리드’는 넉넉한 실내공간에 정숙성까지 갖춰 세단 수요도 넘볼 만한 범용성이 돋보였다.
◇ 14.5km/ℓ 공인 연비 뛰어넘는 효율성
‘뉴 CR-V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우수한 연비 효율을 뽐냈다. 이전에 시승했던 뉴 CR-V 터보에서 굳이 흠이라 꼽을 만한 부분이 2% 부족한 연비였다면 이번 모델은 연비 효율이 크게 향상된 모습이다.
100㎞(도심 30%·고속 70%)를 시승하는 동안 기록한 연비는 리터당 16km 수준으로 스포츠 모드가 14km, 이콘(ECON·연비 절감) 모드가 17km 정도로 각각 측정됐다. 공인 복합연비는 14.5km/ℓ(도심 15.3km/ℓ 고속 13.6km/ℓ) 수준이다.
스포츠 모드 주행 시 2.4ℓ 가솔린 터보 차량같이 경쾌한 주행감을 즐길 수 있었다. 전자제어식 상시 사륜구동(Real Time AWD) 시스템을 적용해 일반 주행 시 사륜 구동으로 달리게 되며, 주행 상황을 감지해 후륜에 구동력을 배분한다.
‘뉴 CR-V 하이브리드’는 전자식 버튼 타입 변속기가 적용돼 EV·스포츠·이콘 3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입맛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주행모드 설정 시 엔진 퍼포먼스·핸들링 등이 각각의 모드에 맞게 조정된다.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노말’, 향상된 출력으로 스포티한 주행을 원할 때는 ‘스포츠’, 효율성과 정숙성이 요구되는 환경에서는 ‘이콘’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심장에는 2개의 전기 모터와 2.0ℓ DOHC i-VTEC앳킨슨 사이클(Atkinson-Cycle) 엔진이 탑재돼 시스템(모터+엔진) 최고출력 215ps/5600rpm, 최대토크 31.5kg·m/3500rp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SPORT HYBRID i-MMD(Intelligent Multi-Mode Drive) 시스템은 동급 최고 수준의 출력을 발휘하며 주행 상황에 따라 EV(전기 주행)·하이브리드·엔진 모드로 전환해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하이브리드 모드의 특성은 도심에서 두드러진다. 전기 모터와 엔진을 번갈아 쓰며 연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적극적이다. 40km/h를 넘을 때 엔진이 개입되는데, 엔진과 모터 구동 전환이 이질감 없이 빠르고 자연스럽다.
다만 배터리 단자 마감과 엔진룸 후드 리프트의 부재는 국산 동급 SUV에 비해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 편리한 도심형 SUV… ‘차박 캠핑도 OK’
CR-V는 지난 1995년 첫 출시 후 160여개국에서 900만대 이상 판매된 월드베스트셀링 SUV다. 지난 2017년 5세대 출시 이후 작년 7월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고객 선호도가 높은 안전·편의사양을 개선해 상품성을 높였다.
동급 경쟁 모델 중 유일하게 전 트림에 2열 열선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을 탑재했으며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도 갖췄다. 열선 스티어링 휠은 이른 추위에 얼어붙은 손을 녹일 수 있어 만족감이 높았다. 두 기능 모두 직관적이고 시인성 좋게 배치돼 사용이 편리하다.
‘뉴 CR-V 하이브리드’에는 혼다의 차세대 운전자 주행 보조 시스템인 ‘혼다 센싱’이 기본 탑재돼 운전자의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전면 그릴 하단에 장착된 레이더와 전면 유리 윗부분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자동감응식 정속주행장치와 저속추종 시스템(ACC with Low Speed Follow), 차선유지보조 시스템(LKAS),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CMBS), 도로 이탈 경감시스템(RDM)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ACC 기능은 30km/h 이상에서 쓸 수 있어 정체 구간을 자주 접해야 하는 운전자들에게 편리하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교통상황에서 차량이 알아서 차간 거리를 조절하며 스스로 도로를 헤쳐나간다.
여기에 LKAS 기능을 맞물리니 운전대 버튼만으로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했다. 완만한 곡선도로에서도 차선을 인식하며 부드럽게 따라갔다. 약 72km/h부터 작동한다.
레인 워치(Lane Watch)는 오른쪽 사이드미러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4WD Touring 트림 적용). 방향 지시등을 켜거나 상시 조작 버튼을 누르면 우측 도로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초보운전자 뿐만 아니라 숙련된 운전자들에게도 여러모로 편리한 기능이다.
이밖에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가 적용돼 스마트폰의 다양한 컨텐츠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2열과 트렁크 공간도 널찍해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다.
트렁크에 핸즈프리 파워 테일게이트를 적용해 짐을 양손에 들고도 여닫을 수 있어 캠핑이나 낚시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유용하다(4WD Touring 트림 적용).
차박이 가능한 수준의 공간 효율은 ‘뉴 CR-V 하이브리드’의 장점이다. 트렁크에 마련된 버튼을 당기면 3초 안에 시트가 젖히는데 평탄화 매트 등을 이용하면 성인 남성 2명이 다리를 쭉 뻗고 누울 수 있을 만한 공간이 마련된다.
‘뉴 CR-V 하이브리드’를 시승하면서 느낀 점은 시내 주행이 잦은 소비자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기아자동차의 스포지티와 비슷한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전장 4630mm, 전폭 1855mm, 전고 1690mm)로 도심에서 다루기 편리한 데다 각종 레저활동이 가능한 점은 크나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첫 차를 떠나보내는 사회초년생이나 패밀리카를 고려하는 신혼부부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4WD EX-L 4510만원 △4WD 투어링 4770만원이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