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만나는 통신3사, 망 사용료 협상 본격화
페이스북과 만나는 통신3사, 망 사용료 협상 본격화
  • 석주원
  • 승인 2018.01.1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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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경제 석주원 기자]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되는 태평양전기통신협의회(PTC)에 국내 통신 3사와 페이스북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망 사용료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망 사용료는 기업에서 통신사에 지불하는 통신망 사용료와 서버 설비 비용 등을 의미한다. 그 동안 기업들이 지불하는 망 사용료는 베일에 싸여 있었는데, 작년 11월 네이버가 망 사용료를 처음 공개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네이버가 공개한 망 사용료는 2016년 기준 734억 원으로, 이전에 예측되었던 수준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하지만, 구글, 페이스북 등 국내에서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해외 인터넷 기업들은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통신사들은 일찍부터 해외 인터넷 기업들에게도 망 사용료 지불을 요구해 왔지만, 해외 기업들은 이러한 요구를 거부해 왔다. 이들 기업의 서버가 해외에 있으므로, 국내에서 사용료를 지불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페이스북이 국내에 캐시 서버를 만들면서 이에 대한 사용료 100억 원 정도를 KT에 지불하기는 했지만, SK브로드밴드와 LG U+에는 무상으로 캐시 서버 설치를 요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페이스북의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 지난 10일 페이스북의 케빈 마틴 수석부사장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워장과 만난 자리에서 “페이스북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 이를 위해 통신 사업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망 사용료에 대해서도 성실히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최근 미국의 망 중립성 폐지와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인터넷 시장의 흐름이 망 중립성 폐지로 흘러간다면, 향후 통신사들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페이스북의 입장이 달라졌다고 해도 통신사들과의 의견 차이는 여전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들은 망 사용료의 기준을 네이버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는데, 페이스북이 발생시키는 트래픽은 네이버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페이스북이 부담해야 하는 망 사용료는 3,500억 원이 넘는 거액이 되기 때문에 페이스북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또한, 이번 PTC에서의 만남은 매년 있어 왔던 실무자들 사이의 협의인 만큼 망 사용료의  당장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자리에서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차후에 조율을 통해 망 사용료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stone@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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