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비하 논란 공익 광고 내려갔다… 코바코 "문제 파악, 수정 검토 중"
남성 비하 논란 공익 광고 내려갔다… 코바코 "문제 파악, 수정 검토 중"
  • 백종모
  • 승인 2018.11.19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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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광고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 가르치는 대로만' 편이 유튜브에서 비공개 전환됐다 / 사진=해당영상

 

[스마트경제] 배려를 강조한 나머지 주객이 전도된 공익 광고가 논란이 되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측이 영상을 유튜브에서 '비공개'로 전환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에서 이번달 공개한 공익 광고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 가르치는 대로만' 편이 지나친 배려심 강조, 남성의 부정적 묘사 등으로 네티즌들에게 비판받고 있다.

해당 영상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유튜브에서 재생이 불가능해졌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관계자는 스마트경제에 "영상이 삭제된 것은 아니다. 해당 공익 광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있으며, 수정이 가능한지 검토에 들어간 상태로 이와 함께 유튜브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공익광고 영상은 kobaco 홈페이지에는 계속 게재된 상태다.

 

남성 비하, 어거지 논란에 휩싸인 공익광고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 가르치는 대로만' 편 / 사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남성 비하, 어거지 논란에 휩싸인 공익광고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 가르치는 대로만' 편 / 사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해당 광고는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도덕, 배려 등이 부족한 사람에 대해 어린이 동화책, 도덕교과서, 유아 그림책을 처방한다는 식으로 꾸짖는 내용으로 이에 대한 3가지 사례가 나온다.

큰 가방을 타고 버스에 탄 경우, 공원에서 목줄을 매지 않은 채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경우, 문을 열고 나갈 때 뒷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경우 등이다.

이중 네티즌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은 첫 번째와 세 번째 사례가 배려가 부족하다고 보기에는 모호하고, 가해자가 남성으로만 묘사돼 있다는 점이다.

첫번째 사레는 큰 가방을 맨 채 버스 뒷문으로 이동하는 남성 때문에 주변의 여성 승객 3명과 남성 승객 1명이 불편해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4초간 짧게 지나가는 동화책 이미지 설명에 보면 이 남성이 큰 가방을 맨 채 한 정거장을 더 지나치기까지 다른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은 것으로 묘사돼 있다. 

그러나 영상에서는 남성 승객이 하차를 위해 출입문 쪽으로 나오는데, 통로를 막고 있던 4명의 승객이 비켜주지 않아 혼잡한 모습으로 오인될 수 있도록 표현돼 있다. 남성 얇은 백팩만 착용한 상태로, 하차를 위해 뒷문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남성 비하, 어거지 논란에 휩싸인 공익광고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 가르치는 대로만' 편 / 사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남성 비하, 어거지 논란에 휩싸인 공익광고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 가르치는 대로만' 편 / 사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세 번째 사례에서는 한 남성이 두꺼운 유리문을 열고 뒷사람을 못 본 채 문을 잡아주지 않자, 뒤에서 스마트폰과 일회용 커피 컵을 양손에 든 여성이 문에 끼이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이 광고는 "쌩하고 나가는 아저씨 때문에 뒤에 오는 아주머니가 다칠 뻔했다"라고 지적했다.

남성 비하, 어거지 논란에 휩싸인 공익광고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 가르치는 대로만' 편 / 사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남성 비하, 어거지 논란에 휩싸인 공익광고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 가르치는 대로만' 편에 대한 네티즌 반응 / 사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홈페이지
남성 비하, 어거지 논란에 휩싸인 공익광고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 가르치는 대로만' 편 / 사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남성 비하, 어거지 논란에 휩싸인 공익광고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 가르치는 대로만' 편에 대한 네티즌 반응 / 사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홈페이지

남성이 뒤에 오는 사람이 있는지 미처 살피지 못한 것은 배려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할 수 있으나, 뒤따르던 여성이 문 상태를 살피거나 문을 열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 1차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여성은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것도 아니며, 양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무리해서 빨리 지나갈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첫 번째와 세 번째 사례에 대해 네티즌들은 애매한 상황에서 남성이 가해자로 지목된 점을 들어 남성을 피해자로, 여성을 연약한 존재로 묘사시키는 등 성별 갈등을 부추길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남성 비하, 어거지 논란에 휩싸인 공익광고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 가르치는 대로만' 편 / 사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남성 비하, 어거지 논란에 휩싸인 공익광고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 가르치는 대로만' 편 / 사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가해자가 여성인 두 번째 사례도 문제점이 없는 것이 아니다.

광고에서는 공원에서 목줄을 하지 않은 채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행위를 '산책예절을 지키지 않은 행위'인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동물보호법 제13조 위반 행위로 '예절' 여부로 판단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등록 대상 동물 동반 외출 시에는 목줄 등의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

현재 '공공장소에서의 예절 - 가르치는 대로만' 공익 광고 일부분이 여러 커뮤니티에 게재되며 네티즌에게 비판을 받고 있으며, 광고가 게재된 코바코 홈페이지에까지 댓글이 80개 넘게 달렸다. 대부분이 비판 내용이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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