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경제] 건설사들이 자체적인 특화상품을 통해 차별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의 청약 및 대출 규제 심화로 위축된 주택 수요자들을 유혹하기 위한 전략이 다양한 분야에서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분양시장은 역세권, 학세권 등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른바 ‘하드웨어 마케팅’에 주력해 왔다. ‘입지가 곧 상품이자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분양시장에서 입지만을 의존하는 마케팅은 조금씩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수요자들의 아파트 선택 기준이 변화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자신들만의 특화상품을 통해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교육특화시설부터 입주민을 위한 인문학 강의, 특화 커뮤니티, 실버세대를 위한 건강진단 서비스, 최첨단 시스템 도입 등 분야도 각양각색이다.
실제 분양시장에서 건설사들의 특화상품 강조 전략은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8월 대우건설이 서울 동작구에 선보인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견본주택에서는 지정 계약기간 동안 방문객에게 금융상담을 제공하는 ‘부동산 컨설팅’ 서비스를 시행해 주목을 받았다. 이는 대우건설이 제공하는 14종 주거문화 서비스 ‘푸르지오 라이프 프리미엄’ 일환으로 ‘편의용품 렌탈 서비스’, ‘푸른도서관 플래너’ ‘고령자 인지건강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견본주택 방문객들에게 자신들만의 특화상품을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알렸다는 평가다.
코오롱글로벌은 10년 동안 꾸준히 자신만의 특화 수납시스템 ‘칸칸’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칸칸’은 소비자, 가구업체와 함께 팀을 이뤄 개발한 새 아파트 평면으로 거실, 욕실, 주방 등 공간별로 11가지 59개 아이템으로 구성돼 있다. 거실벽을 움직여 침실이나 영화관처럼 사용하고, 자녀방의 가구를 퍼즐 조각처럼 조합해 변화를 주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밖에 주부들의 동선을 고려해 욕실과 세탁실, 건조실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하는 구조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대구 남구에서 선보인 ‘교대역 하늘채 뉴센트원’ 분양 현장에서도 ‘칸칸’ 시스템은 방문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
반도건설은 자신들만의 교육특화시설 ‘별동학습관’으로 차별화 경쟁에 나서고 있다. 별동학습관은 전문교육기관과 연계한 다양한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해 입주민들에게 높은 주거만족도를 선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원주기업도시 유보라 아이비파크’(1342가구)에는 자녀들의 상상력과 사고력을 키워주는 ‘능률교육프로그램’과 학생부터 어른까지 영어능력을 향상시켜주는 ‘YBM넷 프로그램’ 등의 교육 컨텐츠가 도입될 예정이다. 앞서 반도건설의 별동학습관은 이미 동탄2신도시, 김포한강신도시 등 수도권 주요 도심에서 적용돼 입주민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와 함께 오는 3월 경남 창원 사파지구에서 선보이는 ‘성산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1045가구)에도 별동학습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반도건설은 앞으로도 교육특화 별동학습관 도입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입주 이후에도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주거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교육특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은 주택 수요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라온건설은 ‘아트컬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입주민들을 위해 전액 무상으로 제공되는 키즈특화 프로그램이다. 전문 아티스트들과 아이들이 단지 안에서 다양한 예술 수업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현재 경기 수원·남양주, 경남 진주, 충북 서산 등에서 실시되고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도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우미건설은 고품격 카페테리아 ‘카페린(Caf Lynn)’을 내세우고 있다. 카페린은 가족과 이웃들이 함께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기념일 등 특별한 날에 이용할 수 있도록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통학차량 하차공간과 연계해 계절과 상관없이 자녀들을 기다릴 수 있도록 공간 활용 범위를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카페린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관리비 등으로 활용해 입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에 활용되고 있다.
한라는 ‘헬로라운지’로 특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각 동마다 설치되는 헬로라운지는 자유독서공간, 스터디룸, 입주민 라운지, 무인택배시스템을 갖춘 특화 커뮤니티로 특허까지 출원했다. 최근에는 단순한 커뮤니티 시설을 넘어 국내 유명 학원과 연계한 에듀센터, 입주민들 간의 탐방프로그램으로 그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신들만의 특화상품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단지 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주거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 이득을 가져갈 수 있는 ‘윈윈(Win-win)’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욱 기자 dk@dailysm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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