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제품 성능을 부풀리는 꼼수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화웨이 측도 이에 대해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벤치 마크(연산 성능 시험) 앱을 감지하면 소비 전력을 늘리는 방식으로 성능을 실제보다 높아보이도록 한 것이다.
4일(현지시간) 안드테크닷컴은 화웨이의 하이엔드 스마트폰 '아너 플레이(Honor Play)'의 벤치마크 테스트를 실시하던 중, 동일한 SoC를 사용하는 화웨이의 'P20'에 비해 벤치마크 결과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을 알게 됐다.
안드테크닷컴은 "P20이 이전 모델 'Mate 10'에 비해 점수가 낮았다가, 제품 업데이트 시행 뒤 점수가 향상되는 등의 결과에 차이가 발생했다"며 '아너 플레이'의 벤치 마크 검증에 나선 배경에 대해 밝혔다.
검증 결과 "아너 플레이는 특정 벤치 마크 앱의 실행을 감지하면, 전력 제한치를 높이는 '벤치마크 모드'로 전환된다"고 안드테크닷컴은 지적했다. 발열 및 배터리 수명 단축 때문에 일반 용도로는 허용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 사이트는 "아너 플레이를 벤치마크 앱 'GFXBench T-Rex'으로 벤치마크를 수행하자 소비 전력은 평소 4.39W에 비해 8.57W까지 폭증했다"고 전했다. 연산 성능을 나타내는 FPS 값은 "일반 상태일 때 66.54인 것에 비해 '벤치마크 모드'일 때는 127.36까지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안드테크닷컴은 'IFA'에서 화웨이의 소비자 비즈니스 그룹 부문장 왕 청루(Wang Chenglu) 박사를 만나 '벤치마크 꼼수'에 관련해 화웨이에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왕 박사는 "다른 기업들도 유사한 행위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화웨이만 가만히 있을 수 없다(others do the same testing, get high scores, and Huawei cannot stay silent)"며 벤치마크 모드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묘한 뉘앙스의 답을 내놓았다고 한다.
왕 박사는 "벤치마크 앱 개발자와 협력하여 사용자 경험을 정확히 반영하는 기준을 찾고 있다"는 언급도 한 것으로 전했다.
안드테크닷컴은 벤치마크 치팅 폭로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삼성 '갤럭시S4'나 HTC 'One' 등 여러 스마트폰 벤치마크 관련 속임수 행위를 적발한 바 있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