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스포츠 산업의 흥행 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기 유튜버 간에 '세기의 복싱 대결'이 이어지며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인기 유튜버 로건 폴(Logan Paul·구독자 1827만명)과 KSI(KSIOlajidebt·구독자 1944만 명)의 복싱 대결이 펼쳐졌다.
KSI는 올해 2월 또 다른 유튜버 조 웰러(Joe Weller)와 복싱 경기를 펼쳐 3라운드 만에 KO승을 거둔 바 있다. 로건 폴도 아마추어 복싱 경력이 있다. 인기 유튜버로 복싱 실력까지 갖춘 데다 '악동'으로 유명한 두 사람의 대결은 큰 관심을 끌었다.
이 경기를 보기 위해 현장에 1만5천명의 관객이 운집했으며, 유튜브로 7.5파운드(약 1만7천원)에 유료로 생중계됐다. 마이클 버퍼 인기 링아나운서 마이클 버퍼까지 이날 경기에 아나운서로 나섰다.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예정된 6라운드 동안 링 위에서 승부가 나지 않은 가운데, 판정 결과 한 명의 부심이 58-57로 KSI의 우세를 나머지 두 명의 부심이 57-57로 무승부를 선언했다. 두 심판이 무승부 판정을 내리면 남은 한 명의 심판의 판정과 관계없이 과반수 무승부(Majority Draw)가 된다.
로건 폴은 아웃복싱에서 날카로운 공격으로 전환하는 전법으로 처음 두 라운드 동안 KSI를 압도했다. 그러나 로건 폴의 체력이 점차 떨어지며 경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고, 마지막 두 라운드에서는 KSI가 로건 폴을 위기 상황까지 몰고 갔다.
경기 뒤 KSI는 트위터를 통해 "내가 승리했어야 했다. 그는 첫 2라운드를 가져갔지만, 나는 천천히 출발했다. 만약 12라운드 경기였다면, 그가 패했을 것이다"며 "어쨌든 좋은 시합이었다"고 밝혔다.
로건 폴도 "내가 4-2로 이겼어야 했다. 내가 더 나은 복서이자 선수였다. KSI의 던지기 다운과 공이 울린 뒤의 반칙 타격이 최종 점수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료 중계임에도 이번 경기의 최고 시청자 수는 약 78만 4000명을 넘어섰다. 불법 중계를 통해 시청한 이들을 포함하지 않은 숫자다. 앞서 무료로 중계됐던 KSI와 조 웰더의 경기는 160만의 동시 시청자 수를 기록한 바 있다.
두 사람은 오는 2월 뉴욕에서 2차전을 계획 중이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