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E스포츠 진출 소식은, 팬들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빈자리를 메울 선수를 기다리던 이달 초에 발표됐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E스포츠 진출에 관한 칼럼을 게재했다. 이 매체는 레알 마드리드가 '가상의 선수'를 영입한 것을 미래에 대한 포석으로 봤다.
알렉스 헌터는 'FIFA 17'에 수록된 스토리 모드 'The Journey'에 등장하는 가상 캐릭터다. 그는 영국 프리미어 클럽에서 시즌을 시작해, 잉글랜드 국가 대표팀에 발탁됐다.
'FIFA 19'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떠난 레알 마드리드의 스타 플레이어가 되며, 루카 모드리치·토니 크로스·세르히오 라모스 등 실제 스타 선수들과 함께 팀을 UEFA 챔피언스 리그 정상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된다.
이러한 스토리처럼, 알렉스 헌터의 이적 발표는 대대적으로 발표됐다. 'FIFA' 시리즈 제작사 EA스포츠는 보도자료를 발표했고, '팀 동료' 라파엘 바란, 다니엘 카르바할, 다니 세바요스 등의 환영 인사 영상까지 공개됐다.
영상에서 헌터는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나는 준비가 됐다. 내 경력의 막대한 다음 단계에서, 무척 흥분된다"고 밝혔다. 레알 마드리드 또한 알렉스 헌터의 유니폼을 온라인 공식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포브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E스포츠 관련 행보에 대해 "기존의 팬과 교류하고 새로운 팬을 끌어들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학적으로 스포츠 팀과 운동선수들에 있어서 E스포츠는 '서부 개척시대'를 지나, '과거의 유행'의 단계에 접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맨체스터 시티, 웨스트헴, FC 샬케, VfL 볼푸스부르크, 발렌시아, 베식타스 등이 E스포츠 시장 투자를 하고 있으며, 레알 마드리드는 가장 최근에 이 시장의 상업성을 파악한 구단"이라고 덧붙였다.
Z세대(1997년 이후 태생으로 IT 기기에 익숙한 세대)는 전통적 스포츠와 E스포츠를 융합하여 즐기는 성향이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경영진은 이러한 소비자의 변화를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의 기회로 인식한 것이다.
이 매체는 "알렉스 헌터가 호날두를 대신할 수는 없으나, 미래의 팬을 위한 구단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