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명품 패션 브랜드 버버리가 지난해 2860만 파운드(약 423억원) 상당의 재고 상품들을 폐기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품 브랜드들은 도난이나 싸게 팔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팔리지 않은 상품을 폐기 처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일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버버리는 지난해 2860만 파운드를 비롯해 지난 5년간 9000만 파운드(약 1335억원) 이상의 의류·액세서리·향수 등의 재고 상품을 소각했다.
버버리 측은 BBC에 "소각은 환경친화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소각 시 발생하는 에너지는 재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갖고 있으며, 제품을 처분할 필요가 있는 경우 책임감 있게 이행하고 가급적 폐기물을 줄이고 재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특히 폐기량이 많았던 이유는 지난해 미국 호장품 브랜드 '코디(Coty)'와 새로운 라이센스 계약을 맺으면서, 대량의 향수를 처분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코티가 새로운 상품을 만들면서, 버버리는 1000만 파운드(약 148억원) 상당의 코티 제품을 폐기하게 됐고, 그 대부분은 향수였다.
버버리는 브랜드 가치의 보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때문에 제품을 할인해서 판매하려는 유통업자들에게 재고 상품을 전달하지 않으려 한다. 한 패션 관계자는 BBC에 "버버리는, '버버리 체크 무늬'가 들어간 모조품이 난무하던 시대를 극복하고, 브랜드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재고 상품을 처분하는 기업은 버버리뿐이 아니다. '까르띠에', '몽블랑'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위스 리치몬드는 지난 2년간 4억8천만유로(약 6359억원) 상당의 시계를 처분해야 하며, 시계의 일부 부품 외에는 대부분 폐기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환경 단체 활동가들은 "버버리는 그 높은 가격에 반해, 상품은 물론 노동력 그리고 천연자원까지도 존중하지 않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버버리는 지난해 11월 전략적 지역 외의 매장을 줄이고, 고급 가죽 제품 취급점을 오픈하는 등 매장 계획을 수정하고, 제품을 폐기하는 대신 재활성화 하는 구조 조정 방안을 마련한 상태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