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명품 브랜드 선호 경향이 호르몬과 관련된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영국 과학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3일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소비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논문의 공동저자인 기디언 네이브 연구원은 프랑스 통신사 AFP에 "동물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이 사회적 계급과 관련된 행동에 작용한다"며 "지위 상징(status symbol) 제품이 인간의 계층 구조 내에서 자신의 계급을 나타내는 전략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인간이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기 위해 소비재를 사용한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호르몬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연구팀은 18세에서 55세 사이의 남성 243명을 연구해 실험을 실시했다. 피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젤 형태의 테스토스테론을 도포해 1회 투여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위약을 줬다.
이후 피실험자들이 두 개의 브랜드 제품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동일한 품질이지만, 둘 중 하나는 고급으로 인식되는 브랜드 제품이었다. 브랜드의 고급 여부 판단은 남성 600명을 대상으로 한 사전 조사로 판정했다.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한 남성이 고급 브랜드에 대해 더 높은 선호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브 연구원은 "동물의 경우 번식기에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상승하면서, 수컷이 신체적 특성을 과시하는 행동을 촉진한다"며 "잠재적인 경쟁자들보다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가 페라리를 몰거나, 롤렉스 시계를 착용한 남성을 반드시 선호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네이브 연구원은 "명품 브랜드로 자신의 지위를 전달하는 것이 반드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남성들이 '효과가 있다고 믿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사회적 지위와 관련된 제품은 문화권에 따라 다르다고 지적했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