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삼성전자가 한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에 총 15조원이 넘는 세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80% 이상을 한국 정부에 납부해 눈길을 끈다. 돈은 해외에서 벌고, 세금은 한국 정부에 더 많이 내 국위 선양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18일 삼성전자의 지속가능 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와 종속회사가 각국 정부에 낸 조세공과금은 총 15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6년(8조9000억원) 대비 70% 증가했으며 10조원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우리 정부에 납부한 세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한국에 낸 세금은 12조 2310억원으로 전체의 81%에 달한다. 반면, 중국을 포함해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10%를 냈고, 미주·유럽에서 8%, 기타 지역에서 1%를 각각 납부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였던 53조원의 영업이익 중 국내 생산 비중이 높은 반도체 부문에서만 35조 2000억원을 벌어들인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에 대한 조세공과금 부담은 지난 4년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2014년 2조9150억원, 2015년 3조9780억원, 2016년 5조9630억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239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6% 늘었다. 순이익은 무려 85.9% 급증한 42조2천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가운데 국내에서 발생한 액수는 31조6천억원으로,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미주(81조원·34%)는 물론 유럽·CIS(44조4천억원·19%), 중국(38조3천억원·16%) 등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80% 이상의 세금을 국내에 납부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는 국내 생산비중이 높다. 작년 반도체 호황으로 해당 사업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하면서 국내 세금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협력사로부터 제품·서비스 구매 비용으로 135조 2000억원을 집행했고,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경영에 3850억원을 썼다.
최지웅 기자 jway0910@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