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서울국제도서전이 오는 6월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서울 강남 코엑스(COEX)에서 열린다.
올해로 24회를 맞는 서울국제도서전은 지난해 '변신'이라는 슬로건 아래 20만여 명의 관람객을 유치했다. 올해는 국내관에 234개사, 국제관에 주빈국인 체코를 비롯한 프랑스·미국·일본·중국 등 32개국 91개사가 참여하며 규모를 확대했다.
이번 행사는 '확장-new definition'이라는 주제를 내걸었다. 새로운 미디어 시대를 맞아 출판과 독서의 범위를 다시 정의하고자 하는 취지에서다. 책을 대하는 엄숙주의와 선입관을 허물고, 다양한 장르와 형태의 책을 포섭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도서전 홍보대사는 배수아 작가, 배우 장동건,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동으로 맡았다. 작가와 로봇, 배우와의 조합으로 책의 형태와 장르, 감각의 확장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먼저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라이트노벨'과 '전자출판', '잡지의 시대'라는 타이틀로 기획된 세 개의 특별기획전이다. 이 특별기획전에서는 가벼운 하위문화로 여겨지던 라이트노벨을 조명함으로써 장르의 확장을, 오디오북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전자출판을 선보임으로써 매체의 확장을, 각양각색의 잡지를 소개하여 창작자와 독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험의 확장을 다룬다.
주빈국으로 초청된 체코공화국은 체코슬로바키아 건국 100주년, 프라하의 봄 50주년 그리고 체코공화국 설립 25주년을 맞이하여 공연과 워크숍, 작가 사인회 등 이벤트를 통해 국내외 출판사와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또한 주빈국 체코관에서는 현대 체코 아동도서 일러스트레이터와 만화작가 12명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12개의 세계' 전시와, 체코 만화사와 시대상을 요약한 '그 당시에, 각기 다른 곳에서' 전시를 마련한다.
10개 출판사에서 준비한 신간을 먼저 접할 수 있는 '여름, 첫 책' 프로그램도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국제도서전 기간에 출간되는 10종의 신간이 도서전에서 첫선을 보이고, 6월 20일부터 24일까지 도서전에서만 판매를 진행한다. 국내 판타지 소설의 거장 이영도 작가가 10년 만에 내는 신간 '오버 더 초이스'를 필두로 '역사의 역사'(유시민), '고민과 소설가: 대충 쓴 척 했지만 실은 정성껏 한 답'(최민석), '만든 눈물, 참은 눈물'(이승우), '단 하루의 영원한 밤'(김인숙), '이토록 고고한 연예'(김탁환), '외로워도 힘들어도: 감정 마주보기 수업'(최기홍), '결국 뉴요커는 되지 못했지만'(곽아람),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정유정∙지승호), '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김은실 외)를 소개하고, 저자들이 각 출판사 부스와 도서전 내 강연장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갖는다.
이번 도서전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별한 책도 있다. 서점을 주제로 한 여성 소설가 11명의 잡문집 '리미티드 에디션–서점들'은 도서전 관람객에 한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 상품으로 증정된다. 잡문집은 은희경, 함정임, 하성란, 조경란, 구병모, 손원평, 윤고은, 손보미, 한유주, 김사과, 박솔뫼 작가가 쓴 에세이 또는 픽션 11편을 수록하고 있다.
독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이색적인 행사들도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해 도서전에서 인기를 끌었던 '독서클리닉'이다. 분야별 전문가가 사전 신청한 독자와 만나 1:1 상담 후 맞춤형 책을 처방해주는 이벤트이다. 박준, 오은, 김민정, 은유, 서민, 이정모, 도대체 작가 등 16명의 전문가가 시 서점, 글쓰기 서점, 예술 서점, 과학 서점에서 독자들을 기다린다. 예년에는 사전 신청을 놓친 관람객들이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렸던 것을 감안하여 올해는 예약 없이 현장에서 바로 참여 가능한 현장 클리닉 코너도 신설했다. 또한 독자가 POD(Publish on Demand) 자가 출판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당신의 글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드립니다', 김민섭, 남궁인, 요조, 임경선, 장강명, 정문정 작가가 특별 게스트로 참가하여 신청 독자와 함께 도서전 현장에 마련된 오디오 부스에서 짧은 오디오북을 녹음해보는 '당신만의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어드립니다' 같은 이벤트도 마련되어 있다.
올해 주목할 만한 국제 프로그램으로는,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출판계가 맞게될 변화와 과제에 대해 다루는 여러 세미나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유통 선진화',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 저자와 출판사의 권리', '디지털 시대, 정부와 교육출판기업의 바람직한 협력 관계 모색' 주제의 국제 세미나가 준비되어 있으며, 국제출판협회(IPA), 국제복제권기구연맹(IFFRO), 저작권집중관리서비스(PLS),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등 국제 기구와 단체 전문가가 함께 한다. 한편 물리학자 김상욱, 사회학자 이진경, 작가이자 문학평론가 정여울이 연사로 참여하는 메인 컨퍼런스, 국내외 독립출판 플랫폼 사례와 출판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국제 세미나는 일반 독자와 관람객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행사이다.
개성 있는 젊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자신만의 감수성으로 세계 고전 명작을 새롭게 해석한 일러스트를 전시하는 '새 눈' 프로젝트 역시 기대해볼 만하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일러스트를 활용한 한정판 굿즈를 제작하여 도서전 기간 중 현장 판매할 예정이다.
도서전 기간 중 (사)출판유통진흥원,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문학번역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한국출판학회, (재)한국출판연구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콘텐츠진흥원, 해외문화홍보원, 2018 책의해에서 주최·주관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도서전 내 이벤트홀과 코엑스 내 컨퍼런스룸에서 진행된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