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레진엔터테인먼트, 투믹스 등 국내 웹툰 업계가 웹툰을 불법으로 퍼 나르는 사이트 운영자 '밤토끼'의 검거 사실에 반색을 표했다. 해당 업체들은 불법 유포자를 잡아내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해 본격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수사과정에서 고소장을 제출하고 연재 작가들의 피해자 진술을 돕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력했다"며 경찰에 감사를 표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3월 검찰에 구속 기소된 ‘먹투맨’ 운영자에 이어 이번에 '밤토끼' 운영자 검거에도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툰레이더'를 통해 범인을 특정화 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다양한 수사기관들과 불법웹툰 사이트 운영자 검거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툰레이더'는 웹툰 콘텐츠의 불법 복제 및 유포를 실시간으로 인지한 후, 빠른 시간 안에 유출자 적발 및 재접근을 차단하는 프로그램이다.
네이버웹툰은 유명 작가들과 협업해 저작권 침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홍보웹툰을 게시하고, 불법 유통사이트에 대한 자체 대응과 수사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는 레진엔터테인먼트 한희성 대표도 "창작자가 공들여 만든 작품을 훔쳐가는 이들이 다시는 활보하지 않길 바란다"며 밤토끼 검거 소식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레진코믹스는 그동안 밤토끼 때문에 업계에서 가장 큰 손해를 입었다면서 국내 접속을 차단하고자 해외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를 직접 접촉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펼쳐왔다.
레진엔터테인먼트 법무팀 관계자는 "검거된 밤토끼 운영자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면 수많은 해적사이트는 앞으로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엄벌을 당부했다.
웹툰 업체 투믹스는 밤토끼 운영자 구속으로 해당 사이트 접속이 차단되면서 웹사이트 접속량이 30%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투믹스는 지난해 해적 웹툰에 견디다 못해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결성, 불법 유출자 85명을 적발하고 이 중 일부를 고소하기도 했다.
이날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저작권법 위반 등의 혐의로 ‘밤토끼’ 운영자 허모 씨(43)를 구속했다. 또 서버 관리와 모니터링 직원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캄보디아로 달아난 직원 2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10월부터 최근까지 밤토끼 사이트에 웹툰 9만여 편을 불법으로 게시하고 도박사이트 광고 등을 통해 9억5000만 원을 챙긴 혐의다.
조사 결과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허 씨는 2016년 유령법인을 만든 뒤 미국에 구축한 서버와 도메인을 이용해 밤토끼를 개설했다. 그는 다른 불법 사이트에 올라온 웹툰 캡처 화면을 빼내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용했다. 운영 초기 월 200만 원이었던 광고수익이 월 1000만 원으로 늘어날 정도로 이용자들이 급속도로 몰려들었다. 월평균 방문자를 기준으로 국내 전체 인터넷 사이트 중 13위에 올랐다.
웹툰 업계는 밤토끼 때문에 약 2400억 원의 저작권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석과 조용석 박용제 등 유명 작가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국내 웹툰시장 규모는 약 7240억 원이다.
최지웅 기자 jway0910@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