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벅스가 음료를 구매하지 않은 이에게도 무조건 매장 화장실을 개방하는 방향으로 운영 지침을 바꿨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19일 스타벅스는 미국 내 직원들에게 '음료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고 이메일을 통해 고지했다. 앞으로 미국 내에서는 음료 구입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스타벅스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스타벅스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카페, 테라스, 화장실 등 우리 공간에 들어온 사람은 구매 여부와 관계없이 고객으로 간주된다"고 명시됐다.
이 같은 정책 변화는 최근 스타벅스 매장에서 불거진 인종 차별 논란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앉아 있던 흑인 남성 중 한 명이 경찰에 체포됐다..이중 한 명이 화장실 사용을 요구하자, 매장 직원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이후 SNS를 통해 이 상황을 담은 영상이 유포됐고, 스타벅스는 '인종 차별 기업'이라는 비난에 시달렸다. 두 사람은 무단 침입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으나, 무혐의로 풀려났다. 스타벅스는 이후 이들에게 사과했다.
스타벅스는 오는 29일 인종 차별 방지를 위한 직원 교육을 실시하며, 이로 인해 미국 내 8000개 매장이 일제히 휴업한다.
개정된 정책에 따라 앞으로 미국 스타벅스 직원은 고객 안전이 위협을 받아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만 경찰에 신고하게 된다.
스타벅스 전 CEO이자 현재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하워드 슐츠는 이달 초 워싱턴에 위치한 대서양 협의회(Atlantic Council)에서 가진 연설에서, 이번 문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하워드 의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음료를 주문하지 않은 방문객의 화장실 이용 여부에 대해, 매니저에게 최종 결정을 맡기는 '느슨한'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가 '공중 화장실'이 되겠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방문객이 화장실 열쇠를 달라고 했을 때는 항상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한다. 음료를 구매하지 않은 스타벅스 방문객이, 구매한 방문객보다 못하다고 느껴지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