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부당한 제휴는 미디어산업 생태계를 파괴한다."
한국방송협회는 17일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제휴를 이같이 비판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 방안을 요구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고 자사 IPTV에 넷플릭스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LG유플러스의 통신망과 이용자를 확보하고 유플러스는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협회는 성명을 통해 "글로벌 미디어 공룡 넷플릭스는 국내 진출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미디어 시장을 장악하고자 시도해 왔다"며 "하지만 지상파방송은 유료방송을 비롯한 미디어 산업계 전체와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우리나라 미디어산업 생태계를 적절히 보호해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통신사와 플랫폼의 제휴에 지상파방송사가 들고 일어선 것은 '사업자를 차별했다'는 이유다. 협회는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에 국내 콘텐츠 사업자의 1/3도 안 되는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해외사업자를 국내 사업자에 비해 현격히 우대한 것으로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최근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제휴를 체결하며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부당한 제휴는 콘텐츠 유통질서를 교란함과 동시에 미디어산업의 생태계를 피폐하게 만들 것이 자명하다"고 규탄했다.
또한, 6년 만에 VOD 시장의 90%를 해외기업에 내준 영국을 예로 들며 콘텐츠 품질 저하를 우려했다. 협회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는 저가 콘텐츠의 양산으로 귀결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돌아갈 것이다"며 "결국 재주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가 부리고, 돈은 해외 거대사업자인 넷플릭스가 버는 형국이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협회는 이번 제휴를 "달콤한 향기에 취해 독배를 마시는 격"이라며 "정부는 부당한 제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국내 미디어산업을 보호하고 역량을 키우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국내 사업자를 역차별하는 행위를 전면 철회하고 고도의 통신망을 외국계 자본에 헌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덕행 기자 dh.lee@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