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5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 선언… 노노갈등으로 참여율은 절반 안돼
장기화된 노사갈등에 부산지역‧협력업체 막대한 피해 입어
노사갈등 영향으로 신차출시‧프로모션도 무용지물 될까 우려
[스마트경제]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둘러싼 르노삼성자동차 노사 갈등이 무기한 전면파업으로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노조 내부에서도 파가 갈리며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6월부터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들어가 11개월에 걸친 진통 끝에 지난달 16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노조는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합의안을 51.8%의 반대로 부결하고 분규 상황을 이어갔다.
노조는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최근 진행한 재협상 협의에서 파업 기간 임금 보전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 5일 오후 5시45분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을 선언했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 집행부의 강성 기조에 불만을 품고 탈퇴를 고민하는 등 의견이 갈리면서 파업 참여율이 절반에도 못 미치게 됐다.
7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노조 전면파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날 부산공장 전체 근무자의 66%가 출근했다. 이날 오전 주간조 근무에서 출근 대상 노조원 1091명 가운데 725명이 정상 출근하면서 정오부터 생산라인을 가동했다.
다만 이날은 라인가동 시간이 늦어진 데다 근무 인원도 줄어 정상적인 생산량의 10∼20%밖에 생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노조가 전면파업을 선언했지만 지난 5일과 6일에도 특근자들은 정상 출근했고, 7일에도 절반 이상이 참여했다”며 “파업참여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노조가 동력을 잃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르노삼성차의 노사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2차 협력업체가 문을 닫는 등 부산경제 전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22일 부산상공회의소는 긴급성명문을 통해 르노삼성차 노사로 인해 협력업체와 지역경제가 받을 피해를 언급하며 새로운 협상 테이블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상의는 “르노삼성차가 최근 6개월 동안 250시간의 부분파업으로 인해 2800억원에 달하는 직접적인 생산 차질은 물론이고 협력업체들의 피해규모 또한 상당한 가운데 어렵게 마련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협력업체와 지역경제계가 받은 충격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은 “르노삼성차 노조의 임단협 잠정협상안 부결은 르노삼성차가 잘 되길 바라는 지역사회 모두에게 대단한 충격을 안겨주었지만 찬·반에 대한 간극이 크지 않는 만큼 조속히 혼란을 수습한다면 양측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노사가 더욱 허심탄회하게 회사의 미래를 걱정하고 소통하는 계기로 삼길 바라며 아울러 협력업체의 노고와 지역사회의 지지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역협력업체들도 막대한 피해를 피해 갈 순 없었다. 르노삼성차의 총 협력업체 고용인원은 5000명이 넘는다. 앞서 62차례 이어진 노조의 파업으로 판매실적이 급락한 탓에 일부 협력업체는 최대 40%까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르노삼성차는 노사갈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지만 신차 출시와 다양한 이벤트로 부진에 빠진 판매량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내수 6130대, 수출 8098대 등 총 1만4228대를 판매했다. 전년동기 대비 내수와 수출이 각각 16.5%, 7.5% 줄어 전체적으로 11.6% 감소했다.
이는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총판매량이 두 자릿수 감소한 것으로 장기화 되고 있는 노사갈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르노삼성차는 이달 내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QM6’를 가솔린과 LPG 등의 파워트레인을 갖춰 출시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LPG를 더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4일에는 단종이 확정된 SM5의 특별모델 ‘SM5 아듀’를 2000대 한정으로 출시하며 21년간 성원해 준 소비자들의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또 오는 30일까지 여름휴가 시즌 맞이 SM6, QM6, QM3 시승 이벤트 ‘트래블 타임’을 실시하고 이 달 신차 구매 고객들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구매 혜택을 제공하는 등 극심한 판매부진을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가 LPG모델 허용과 더불어 하반기 신차 출시로 반등을 노리고는 있지만 일단 노사갈등 해결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닛산 로그의 후속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지금보다 더 심각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0108@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