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 TV 영상 송출 국가 없어… 콘텐츠 부족한 상황에서 시장 비활성화
8K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내달 한국 출시 이후 글로벌 진출
[스마트경제] LG전자가 3일부터 8K(7680x4320) 해상도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에 대한 사전예약을 시작, 삼성전자가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0.5억원(50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정책과 콘텐츠 부재 등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8K 해상도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는 88인치로 출시된다. 3300만개 화소 하나하나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기존 제품보다 섬세한 색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화질 프로세서에 딥러닝 기술을 더한 ‘2세대 인공지능 알파9 8K’를 탑재, 화질과 사운드를 최적화한다. 예컨대 사용자가 2K(1920x1080), 4K(3840x2160) 영상을 보더라도 8K 수준으로 변환된다. 즉 올레드 TV 중 최대 크기인 88인치 화면으로 최적화된 화질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서비스도 탑재해 AI(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했다. ‘인공지능 홈보드’를 선택하면 TV 화면을 통해 LG 씽큐 가전을 관리할 수 있다.
LG전자는 다음 달 한국 출시를 시작으로 3분기부터 북미, 유럽 등에 8K 올레드 TV를 선보일 방침이다.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LG전자는 8K 시그니처 올레드 TV의 출하가와 사전예약가를 각각 5000만원, 4000만원으로 책정했다. 같은 해 내놓은 초프리미엄 라인인 ‘LG 시그니처 4K TV’가 1800만원이고, 82인치 ‘삼성 QLED 8K TV’는 1785만원이다. 이들과 비교하면 무려 두 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8K 콘텐츠 부재’다. 현재 8K TV 영상을 송출하는 국가는 없다. 일본만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8K 송출을 준비하고 있다.
TV를 활용해 고화질·고해상도의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콘솔게임기도 아직 4K에 머물러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역시 8K 콘텐츠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물론 딥러닝 기반 화질엔진으로 4K 콘텐츠를 8K로 변환시킬 수 있다. 다만 오리지널 8K 콘텐츠보다 화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8K TV의 올해 판매량을 30만9000대로 관측했다. 지난해 7월 전망치가 78만대에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에 절반 이상 쪼그라든 것이다. 당시 해당 업체는 8K TV의 성장세를 조정한 이유로 ‘콘텐츠 부재’를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초고가 8K TV를 내놓은 이유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더는 삼성전자에 밀릴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며 “올해 1분기 QLED TV는 18억7000만달러가 판매됐고, OLED TV는 13억6500만달러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8K 콘텐츠가 확대되면 제품군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이로 인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이라며 “LG 올레드 TV, 시그니처 브랜드 등이 ‘최고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본격적인 경쟁에 앞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bdj@dailysm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