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승계 핵심 이마트·광주신세계 배당 확대
정용진, 신세계I&C·신세계건설 지분 전량 매각… 승계 재원 마련?
[스마트경제] 신세계그룹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달 ‘이마트’ 지분 확대를 비롯해 지난해 계열사 주식 변동, 배당금 확대 등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10.33%이다. 그는 3월 27일부터 지난달 4일까지 7차례에 걸쳐 14만주를 장내 매수해 종전보다 지분율이 0.5% 확대됐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 매입과 관련해 본격적인 승계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해석한다.
현재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는 ‘이명희 회장 → 이마트·신세계 → 계열사’ 순으로 연결돼 있다.
앞서 ㈜신세계는 2011년 5월 대형마트 사업부분을 분리해 이마트를 분할·신설했다. 이어 2016년 4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은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서로 교환했다.
또한 아버지인 정재은 명예회장은 지난해 4월 패션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21%를 정 총괄사장에게 증여했다.
이로써 이마트는 정 부회장이, 신세계는 정 총사장이 담당하는 후계구도가 구축된 셈이다.
두 사람은 아직 이 회장의 주식(이마트, 신세계 각각 18.22%)을 상속받지 못했다. 다만 승계 작업이 완료되면 최대 주주 등극은 물론 지분율은 약 30% 수준으로 확대된다.
◆정용진 부회장, 상속세 마련 해법은?
문제는 상속세 마련이다. 이 회장의 주식가치는 약 2조원에 달한다. 현행법상 증여받은 금액이 30억원을 초과하면 이 금액의 50%를 증여세로 내야 한다.
만약 정 부회장이 이 회장의 이마트 주식을 받을 경우 상속세만 7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마트는 지난해 총수 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을 일부를 사들였다. 이로 인핸 정 부회장은 상속세 재원 일부를 확보했다.
실제 정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신세계I&C와 신세계건설 지분 전량(각각 7만4170주, 3만1896주)을 이마트에 매각해 111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또한 이 회장은 신세계건설(37만9478주)과 신세계푸드(2만9938주) 주식을 팔아 178억원을 받았다. 정 명예회장은 신세계I&C 지분 4만주를 총 54억원에 매각했다.
이로써 이마트의 신세계I&C 지분율은 기존 29.01%에서 35.65%로 늘었다. 또 신세계건설은 32.41%에서 42.70%로, 신세계푸드는 46.10%에서 46.87%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정 부회장이 최대 주주(지분 52.08%, 83만3330주)인 광주신세계와 이마트는 배당금을 확대했다. 경영 승계 자금 마련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일정 부분 도움은 될 수 있다.
이마트는 보통주 1주당 1750원이었던 배당금을 2000원으로 올렸다. 이로 인해 정 부회장은 이마트에서 배당금으로 54억8000만원을 수령한다. 이 금액은 기존에 이마트에서 받던 배당금 47억원보다 7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광주신세계는 올해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3000원으로 책정했다. 기존 1250원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정 부회장이 받는 금액은 25억원이다. 양사를 통해 79억8000만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신세계건설과 신세계인터내셔날로부터는 총 3000만원을 챙겼다.
이밖에 정 부회장이 2016년과 2017년 이마트, 광주신세계, 세계I&C, 신세계건설,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103억원이다. 지난해는 59억원을 수령했다.
아울러 이 회장이 정 부회장에게 신세계 지분(190만주 중 50만주 증여)을 물려준 시기가 1998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여 년 동안 상당한 재산을 축척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이마트 주식 매입은 주가 하락에 따른 대주주의 책임 경영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변동진 기자 bdj@dailysmart.co.kr